side εpsilonΦ
타다오미: 다들, 이미 나간 것 같네. 오늘은 조금 늦은 시간에 연습이 있다고 했던가.
나가기 전에, 최근에 있었던 일을 노트에 써두자.
역시 레이지 군은, 옛날 가족 화제에 가장 반응하는 것 같아.
지금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여유를 잃어버린 레이지 군을, 처음 볼 수 있게 되었고.
요전 연습 때도 언성을 높였고 말이지. 하루카 군도 카나타 군도, 그런 레이지 군의 태도에 당황한 것 같았어.
당황했다고 하니, 슈 군도. 당황한 듯한, 상처 입은 듯한……. 그런 표정을 보게 될 줄이야.
아버지……, 덕리버사의 사장과 연을 끊게 되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지만, 그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 들어.
길거리에서, 어린아이가 가끔씩 짓고 있는 표정 같은. ……그건 어떤 감정이려나.
εpsilonΦ 멤버들의 감정과 표정은, 이미 꽤나 봐왔다고 생각했는데…….
인간의 마음이란, 역시 깊단 말이지. 모두가, 좀 더 좋아졌을지도. ……후훗.
[연습 스튜디오]
레이지: ……미안. 휴식을 취하게 해 줘.
[문소리]
슈: 뭐고, 레이지. 계속 저런 상탠디.
카나타: 카라스마 선배 상태가 안 좋다니, 희한하네~. 이렇게 오래가는 거, 처음 아냐? 그치, 형.
하루카: 알까 보냐.
슈: 하루카, 니는 상태 으떤디? 타다오미랑 같이 맡고 있는 신곡, 제대로 진행되고 있나?
하루카: ……일단, 진행되고 있어.
카나타: 그러고 보니, 어떤 곡으로 할 거야? 아직 전혀 안 들려줬잖아.
타다오미: 그건 데모가 나온 후에 즐겨줘. 그렇지, 슈 군.
슈: 그렇네. 가끔은 다른 방식도 좋다 아이가.
그래도,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말아달라꼬.
하루카: ……조금만 더 기다리라고.
슈: 부탁한디.
카나타: 형, 최근 너무 박혀만 있잖아. 가끔은 나랑 외출해줬으면 하는데~.
맞아! 나중에 천하일품 들르자.
하루카: 갈 리 없잖아.
타다오미: ………….
슈: 타다오미, 와그라노.
타다오미: 응? 아무것도 아니야. 레이지 군 늦네 싶었을 뿐.
[셰어하우스 -εpsilonΦ-]
레이지: 젠장……!
카나타: 우와~, 카라스마 선배 엄청 거치네~. 또 무슨 일 있었어?
슈: ……진짜, 적당히 좀 못 하겄나.
하루카: 어이, 무슨 짓을…….
슈: 레이지, 언제까지 그래 흐트러져 있을 거고. 이쪽은 니한테 휘둘려대가 민폐라꼬.
레이지: ……실례했습니다.
슈: ……뭐고, 그 표정. 내가 귀찮으니까 일단은 사과해 두자는 게 얼굴에 다 적혀있다 아이가.
레이지는 남이 비위 맞춰줬으면 하는 어린애가?
레이지: --……읏!
[탁]
카나타: 잠깐, 카라스마 선배. 폭력 반대!
레이지: 남의 신경을 거슬러서 즐거운 겁니까? ……아니, 즐겁겠죠!
슈: 니, 내 시중 보는 인간 아이가? 그래 감정을 다 드러내가, 계속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!?
레이지, 니 최근에, 너무 니답지 않다 아이가.
레이지: 잘도 말하시는군요.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!
슈: 하? 뭔 소리를 하는 거고? 니에 대해서는 예전부터…….
레이지: ……머리를, 식히고 오겠습니다. 혼자 있게 해 주십시오.
[문소리]
슈: 뭐고, 저 녀석……!
[문소리]
카나타: 오~, 무셔.
하지만, 이게 우리라는 느낌이지 않아? 그치, 형.
하루카: 어쩌라고.
야마토: ……뭔가, 해주고 싶어.
힘들어하고 있는 동료를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, 당연한 일이잖아.
하루카: (그 녀석과 나는 달라. 남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.)
(그저, 내 목표에 방해가 될 것 같다면…….)
어이.
타다오미: 응? 왜 그래?
하루카: 내일, 시간 있냐. 데모 재조정을 하고 싶어.
타다오미: 알겠어, 좋아.
그럼, 나도 슬슬 방에 갈게. 둘 다 잘 자.
카나타: 쿠라마 선배도 잘 자~.
[문소리]
카나타: 그럼, 나도…….
[발소리]
하루카: 어이, --카나타. 잠깐 이쪽.